접시꽃은 아욱과의 여러해살이 풀~~
접시꽃이라는 우리말 꽃이름 말고도
蜀葵花(촉규화) 德頭花(덕두화) 蜀季花(촉계화)등의 한자 이름이 있고, 의송화라고도 불리어지고 있답니다.북한에서는 接種花로 쓰고 읽기는 접중화로 읽는다고 합니다.
중국이 원산지 이며, 그중에서도 四川에서 재배된게 가장 오래된 기록으로 되어있고요.
꽃은 6월경에 짧은 자루가 있는 꽃이 피기 시작하여, 마침내 긴 층상꽃 차례가 되어 가지런히 피지요.
꽃 색깔은 붉은색,자색, 연한홍색,노란색,흰색등으로 다양하며,꽃잎이 겹으로 된것도 있답니다.
관상용이지만 잎과 즐기및 뿌리 모두를 한방에서 점활제의 약용으로 쓰이고 있답니다.
접시꽃 당신
도종환
옥수수 잎에 빗방울이 나립니다.오늘도 또 하루를 살았습니다.
낙엽이 지고 찬바람이 부는 때까지, 우리에게 남아 있는 날들은
참으로 짧습니다.
아침이면 머리맡에 흔적없이 빠진 머리칼이 쌓이듯, 생명은 당신의 몸을 우수수 빠져 나갑니다.
씨앗들도 열매로 크기엔, 아직 많은 날을 기다려야 하고
당신과 내가 갈아 엎어야 할~저 많은 묵경밭은 그대로 남았는데
논두렁을 덮는 망촛대와 잡풀가에, 넋을 놓고 한참을 앉았다 일어 섭니다.
마음놓고 큰 약 한번 써 보기를 주저하며, 남루한 살림의 한구석을 같이 꾸려오는 동안
당신은 벌레 한 마리 함부로 죽일 줄 모르고, 악한 얼굴 한 번 짓지 않으며 살려 했습니다.
그러나 당신과 내가 함께 받아들여야 할, 남은 하루하루의 하늘은
끝없이 밀려오는 가득한 먹장 구름입니다.
처음엔 접시꽃 같은 당신을 생각하며,무너지는 담벼락을 껴 안은 듯
주체할 수 없는 신열로 떨려 왔습니다.그러나 이것이 우리에게 최선의 삶을
살아온 날처럼, 부끄러움 없이 살아가야 한다는,마지막 말씀으로 받아 들여야 함을 압니다.
우리가 버리지 못했던,보잘것 없는 눈 높음과 영욕까지도
이제는 스스럼 없이 버리고, 내 마음의 모두를 더욱 아리고 슬픈 사람에게
줄수 있는 날들이 짧아진 것을 아파해야 합니다.
남은날은 참으로 짧지만, 남겨진 하루하루를 마지막 날인 듯 살수 있는길은
우리가 곪고 썩은 상처의 가운데에, 있는힘을 다해 맞서는 길 입니다.
보다 큰 아픔을 껴안고 죽어가는 사람들이, 우리 주위엔 언제나 많은데~
나 하나의 육신의 절망과 질병으로 쓰러져야 하는것이, 가슴 아픈 일임을 생각해야 합니다.
콩댐한 장판같이 바래어 가는 노랑꽃 핀 얼굴 보며,이것이 차마 입에 떠올릴수 있는 말은 아니지만
마지막 성한 몸뚱아리 어느곳 있다면, 그것조차 끼워넣어야 살아갈 수 있는 사람에게
뿌듯이 주고 갑니다.
기꺼이 살의 어느 부분도 떼어주고 가는 삶을 나도 살다가 가고 싶습니다.
옥수수 잎을 때리는 빗소리가 굵어 집니다.
이제 또 한번의 저무는 밤을 어둠 속에서 지우지만,이 어둠이 다하고 새로운 새벽이 오는 순간까지
나는 당신의 손을 잡고 당신곁에 영원히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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