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산행

신안 섬티아고 12사도 순례길(2020년 7월11일)

예실촌 2020. 7. 21. 03:26

신안 섬티아고 12 사도 순례길

 

신안 1004섬! 작은 산티아고 기점 소악도... 신안 섬티아고 12 사도 순례길!

다섯 개의 섬으로 대기점도, 소기점도, 소악도, 진섬, 딴섬을 총칭하여 '기점 소악도'라 부릅니다.

갯벌에 박힌 보석처럼 작은 섬들로 이루어진 기점 소악도는

노둣길로 이어진 섬들로... 노두길은 소악도 섬 두 개와 대기점도, 소기점도 등 네 개를 한섬처럼 이어주고 있습니다.

썰물 때는 어미 격인 병풍도와 대기점도, 소기점도, 소악도, 신추도 등 5개 섬이 노두길을 따라 하나로 이어주고...

밀물 때 물이 들면 섬과 섬을 잇는 노두길이 바다로 잠수하여 다시 5개의 섬으로 변하는 신비한 곳입니다.

 

전남 신안군의 대기점도, 소기점도, 소악도, 진섬, 딴섬 5개의 섬에는

예수의 12제자 이름을 딴 12 사도 예배당이 있습니다.

5개의 섬을 연결해 12개의 예배당을 차례로 둘러보며 걷는 길이며...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이 모티브로 이곳을 '순례자의 섬' 또는 '한국의 섬티아고'라고 부릅니다.

12 사도 순례길이 생긴 배경에는 한국 개신교 최초의 여성 순교자 문준경(1891~1950)의 발자취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로 인해 지금도 섬 주민의 90% 이상이 기독교인이라 합니다.

찾을 일도 찾는 이도 없던 곳이 전라도 방언으로 '싸목싸목' 걷는 '순례길'이 생기면서 생기가 돌고 있습니다.

 

12개 예배당은 공공미술작품으로 작가들이 만들었으며 5개의 섬에 골고루 분산되어 있습니다.

언덕, 바닷가, 갯벌 위, 호수 등 독특한 개성을 갖췄지만 공통점은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다는 것...

작가들은 국내외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입니다.

12개 예배당은 동화적이며, 동시에 추상적으로 크기는 10평 남짓으로 혼자서 조용히 묵상하기 좋을 정도의

공간입니다.

 

예수의 12제자 이름은 카톨릭 표기로 베드로, 안드레아, 야고보, 요한, 필립, 바르톨로메오, 토마스, 마태오,

작은 야고보, 유다, 시몬, 가롯 유다입니다.

1번 베드로의 집부터 12번 가롯 유다의 집까지 순서대로 따라가면 됩니다.

섬과 섬을 잇는 4개의 노둣길은 오래전 주민들이 갯벌에 돌을 놓아 징검다리처럼 건너던 것을

지금은 시멘트로 포장해 자동차가 다닐 수 있을 정도입니다.

노둣길은 하루에 두 번 물에 잠기고 두번 열립니다.

물때가 맞지 않으면 썰물 때까지 3~4시간의 기다림을 감수해야 합니다.

 

송공항 여객선터미널에서 오전 6시 50분 출항하는 첫배인 '천사 아일랜드'호에 승선하여

당사도~소악도~매화도를 경유 대기점도에 오전 8시경 도착합니다.

대기점도 선착장에 내리면 제일 먼저 이국적인 파란 돔의 하얀 건물로

1번 작품인 베드로의 집(건강의 집)입니다.

지중해 연안 산토리아 마을 일부를 옮겨 놓은 듯... 순례를 출발하는 종탑이 있습니다.

순례를 마치는 12번 가롯 유다의 집에도 종탑이 있습니다.

 

2번 안드레아의 집(생각하는 집)은 병풍도 노둣길 입구 북촌마을 동산에 있습니다.

두 개의 높고 둥근 지붕이 있는 건축 작품으로 하늘색 돔은 양파를 형상화한 것이고,

첨탑에 있는 고양이는 '고양이 천국' 대기점도를 상징한다 합니다.

3번 야고보의 집(그리움의 집)은 대기점도 저수지를 지나 300m 지점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5분 더 가면

숲 속의 작은 예배당입니다.

빨간 지붕과 하얀 벽으로 심플한 디자인이지만 로마식 기둥을 입구 양쪽에 세워 안정감을 줍니다.

 

4번 요한의 집(생명평화의 집) 가는 길은 여느 시골과 다름없는 논두렁과 밭길을 보며

갈림길에서 1.1km를 더 들어갑니다.

하얀 원형의 외곽에 지붕과 창의 스탠드 그라스가 아름다운 예배당으로

치마처럼 펼쳐진 계단과 염소 조각상이 눈길을 끌게 합니다.

5번 필립의 집(행복의 집)은 대기점도와 소기점도 노둣길 입구에 있습니다.

프랑스 작가 장 미셀의 작품으로 프랑스 남부 건축양식으로...

적벽돌과 갯돌, 적삼목을 덧댄 유려한 지붕 곡선과 물고기 모형이 독특합니다.

 

6번 바르톨로메오의 집(감사의 집)은 기점도 큰 호수 위 한가운데 그림처럼 떠 있습니다.

목조와 통유리로 보는 위치에 따라 색이 달라지는 색유리입니다.

7번 토마스의 집(인연의 집)은 게스트하우스 뒤편 순례길에 위치하며 푸른 초원을 배경으로

단정한 사각형의 흰색 예배당입니다.

8번 마태오의 집(기쁨의 집)은 게스트하우스 정면으로 보이는 소악도 갯벌 위에 위치하며,

러시아 정교회의 모습과 닮은 양파 지붕이 아름답습니다.

 

9번 작은 야고보의 집(소원의 집)은 소악도 둑방길 끝에 위치하며 어부들이 거친 바다로 나가기 전

기도하는 유럽의 '어부들의 기도소'에서 착안했다고 합니다.

소악도에서 진섬으로 가는 노두길 갈림길에

10번 유다 타대오의 집(칭찬의 집)은 톱니바퀴 같은 지붕에 하얀 건물 자체만으로도 몽환적입니다.

11번 시몬의 집(사랑의 집)은 소악도 진섬이 보이는 솔숲으로 바닷가 쪽으로 600m 더 갑니다.

일몰 사진의 포인트로 알려진 곳으로 모든 공간이 바다로 열려 있으며,

울창한 해송을 배경으로 예배당은 파도소리와 바람소리가 모두 관통합니다.

 

바닷가 해변을 따라 모래 해변을 건너는 소악도의 작은 섬 딴섬에 위치한

12번 가롯 유다의 집(지혜의 집)은 몽쉘 미셀의 성당을 연상시키는 건축물로 뾰족 지붕과 붉은 벽돌,

둥근 첨탑이 매력적입니다.

대나무 숲길과 고운 모래사장도 있으며, 바닷물이 만조일 때는 갈 수 없어서 딴섬이라 부른답니다.

고딕 양식의 예배당 앞에 붉은 벽돌을 나선형으로 쌓은 종탑을 울리는 것을 끝으로

12 사도 순례길을 마치고... 소악도 선착장으로 이동합니다.

 

오후 2시 25분 '천사 아일랜드'호에 승선 푸른 바다 가르며 천사 대교 밑을 통과 송공항선착장에 도착...

올여름 휴가철 '찾아가고 싶은 섬 33섬' 중 한 곳인 아름다운 신안 1004 섬!!

신안 섬티아고 12 사도 순례길 트레킹을 성공리에 마치게 됩니다.

무엇보다 날씨가 환상으로 섬 여행의 멋을 마음껏 즐길 수 있었고...

바닷길 열리는 시간도 길어 여유 있게 트레킹으로 이어졌으며,

산악회에서 중식으로 제공한 '게스트 하우스' 백반 한상차림은 맛 또한 일품이었습니다.